1. 뽀투는 애교쟁이!
뽀투는 나무만큼이나 애교가 많다. 만져주는 걸 좋아하는 고양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애교가 어찌나 많은지, 뽀투를 본 사람이라면 '아, 고양이가 이렇게 애교가 많았나' 생각이 들 정도다. 그리고 뽀투는 배도 쉽게 보여주는 수컷이다. 애교도 많고 배까지 보여준다니, 이 아이는 고양이가 아닐지도 모른다. 다른 별에서 보낸 사람을 꼬시라는 스파이일지도. 애교도 많고 배까지 보여주는데, 꾹꾹이를 못해줄까. 꾹꾹이도 잘해준다. 열심히 해준다. 너무 열심히 해서 얇은 바지에는 구멍을 낸다.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꾹꾹이를 한다. 힘도 어찌나 넘치던지, 나무에 이어 뽀투까지 밖에 있도록 둔 게 미안하다. 그래도 지금은 자리를 잘 잡고 넘치는 애교 덕분에 밥도 잘 얻어먹는다. 이제는 TNR 하고 접종도 잘해서 동네 고양이로 잘 지낼 수 있게 해야겠다.
2. 뽀투도 누군가의 자식이다.
카테고리를 보고 예상했을지는 모르겠지만, 뽀투는 뽀냥이의 자식이다. 뽀투라는 이름도 뽀냥에서 왔다. 뽀냥이랑 너무 닮아서 두 번째 뽀냥이라는 의미에서 뽀투. 같은 젖소무늬를 가진 고양이이기도 하고, 아기 고양이일 때는 모르겠던데 크고 나니 자기 엄마를 닮았다. 애교 부리는 게. 이름이 다소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우리 동네에서는 이렇게 이름을 짓는다. 그 시작에는 깡이가 있다. 이름을 대충 짓는 거 같지만 영감이 떠오르는 데로 지어주는 게 포인트이다. 여러분의 동네 고양이들 중에 특이한 이름을 가진 아이가 있다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특이한 이름을 갖고 있는 고양이가 또 있는가 궁금도 합니다.
뽀냥이는 뽀투만 데리고 나왔다. 용케 살아남은 건지, 용케 죽다 살아남은 건지 알 수 없지만. 뽀투는 다른 형제 없이 엄마와 같이 나왔다. 아기 고양이라서 그런가 밥을 분명 밥그릇 두 개에다가 줬는데 엄마 고양이가 먹고 있는 밥그릇을 탐낸다. 엄마 고양이는 아기 고양이의 고집에 지쳐서 다른 밥그릇에서 자리를 잡고 먹는다. 그런데 아기 고양이는 엄마 고양이가 먹고 있는 밥그릇의 사료가 더 맛있어 보이나 보다. 이미 어미 고양이와 아기 고양이의 밥그릇 전쟁을 '하늘'이와 '하늘'이의 1세대로 실감했지만, 뽀투는 더 치열했다. 뽀냥이는 지쳤는지 밥 먹다가 멈춘 적도 있었다. 얼마나 치열하던지 엄마에게 효도하는 고양이가 될 순 없었니.
3. 뽀투야, 자리 지켜줘!
밥에 치열했던 뽀투는 건강하게 자라나서 동네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잊어서는 안 되는 등어가 있다. 아무래도 등어가 아파트 단지 내로 영역을 넓히면서 뽀투가 다른 아파트로 옮겨 간 거 같다. 몇 달은 안보였다. 그래서 뽀투가 사실은 사라진 고양이에 있었다가 발견되자마자, 바로 동네 고양이로 옮겼다. 고마웠다. 사라지지 않고 우리 동네에 아직까지 남아있어 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