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gether Cats

'길고양이'가 "동네고양이"로 공존하기까지.

다섯 마리 아기 고양이들 5

[5편] 다섯 마리에서 한 마리가 별이 되었어요.

2020년 8월 23일부터 2020년 11월 21일까지. 밖에서 고생했어. 이제 거기선 아프지 말고. 이제 거기선 배고프지 말고. 안전하게 있어. 잘 가 군밤아. 군밤이는 사실 먼저 입양을 간 카레와 홍시보다도 건강했다. 카레와 홍시보다도 곰팡이성 피부병도 많이 보이지 않았고, 인삼이랑 홍삼이랑은 다르게 콧물도 없었고, 눈도 말똥말똥했다. 그랬던 군밤이가 별이 될 줄이야. 하지만 카레와 홍시가 입양을 가고 나서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었다. 인삼이 홍삼이는 깨 발랄했지만 군밤이는 얌전했다. 그래서 군밤이는 성격이 조용하고 얌전하구나 했다. 위에 올라온 사진은 임시보호를 구해보고자 찍은 사진인데, 촬영 당시 장난감에 별 반응이 없어서 장난감에 관심이 없나 보다 했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이 고양이들도 성격..

[4편] 살아남은 다섯 마리의 아기 고양이들을 위해서

며칠 안으로 두 사건이나 일어났고, 내가 아기 고양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공론화까지였다. 대표님께서도 공론화를 강조하셨는데 그 이유는, 실패하든 성공하든 누군가에게 비슷한 일이 생길 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하면 좋은 거고 실패하면 거기까지이다. 그래도 실패하더라도 바로 좌절하지 말고 다른 방법으로 다시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공론화의 중요성을 알고 있던 나는 이 글을 쓰기 전, 우리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꾸준히 연대에 공론화해왔다. 이 일도 공론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실행에 옮겼다. 그러자, 연대 활동가 한 분께서 다섯 마리의 아기 고양이들의 환경 조성과 동네 분위기를 파악하고자 방문한다는 소식이 왔다. 처음에는 이렇게 일을 크게 벌려도 되나 싶었다. 걱정도 잠시, ..

[3편] 또 다른 아기 고양이가 소풍을 떠났어요.

아기 고양이들이 태어나기 전에는, 아르바이트가 새벽 1시에 끝나도 급식소에 밥만 채우면 돼서 늦은 시간이지만 비교적 여유로웠다. 하지만, 급식소에서 밥을 줄 때 한 번씩 술에 취하신 분들이 주위를 맴도시거나 밥을 채우는 나를 빤히 쳐다보셨던 분들도 계셨다. 어두컴컴한 새벽이지만 부담스러운 시선은 느껴졌고, 가끔 동생이랑 갔지만 거의 혼자여서 좀 무섭긴 했지만 어차피 밥만 채워놓고 곧장 집으로 가서 괜찮았다. 하지만 아기 고양이들이 태어났고, 아프다는 걸 안 이상 그냥 둘 수가 없었다. 동네에서 살아도 아프지 않게 같이 살 수 있게 건강했으면 하고, 아픈 아이들이 동네에 있으면 다른 동네 아이들에게 옮길 수도 있다. 만약에 치사율이 높은 전염병이라도 돈다면 나는 이겨낼 자신이 없다. 아기 고양이들을 위해 ..

[2편] 아기 고양이의 잘린 뒷다리가 발견되었어요.

아기 고양이의 잘린 뒷다리를 발견하고 사진으로나마 기록해주신 고등학생분, 그리고 이 사건을 제보해주신 동네 활동가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기 고양이의 잘린 뒷다리는 2020년 9월 30일 햇볕이 따뜻하게 내리쬐던 오후 2시 51분에 발견되었다. 동네 활동가분(이하 활동가분)과 동네 베테랑 집사님(이하 베테랑 집사님)과의 단톡 방에 활동가분께서 잘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직 핏기가 살짝 있는 아기 고양이의 잘린 뒷다리를 찍어서 올려주셨다. 아르바이트로 인해 가게에 있어야 했던 저는, 바로 현장에 갈 수 없었고 활동가분에게 상황을 단톡 방으로 전해 들었다. 잘린 뒷다리가 발견된 장소는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자전거 보관함으로 나무와 나무의 2세대 아기들이 사는 곳이다. 최초 발견자이신 고등학생분(이..

[1편] 사실, 다섯 마리가 아니라 일곱 마리였어요.

동네 고양이 나무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1세대 아이들을 한 달이 조금 지나서야 사람들에게로 데리고 나왔다. 동네 주민분들이 아기를 만지더라도 하악질을 하거나 칼 방망이를 날리지 않았다. 동네 주민분들도 아기 고양이들이 태어나 개체수를 늘려놨다고 나무에게 핀잔하지 않고, 마냥 이뻐해 주셨다. 그렇게 1세대 아기들도 사람들에게 일찍 보여주더니 2세대 아기들은 더 일찍 보여주었다. 2세대 아기들은 2020년 8월 23일에 태어났다. 그렇게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는 건. 나무에게 관심이 있으셨던 동네 아저씨 한 분께서, "어제 담배 피우러 나왔을 때, 배부른 어미 고양이가 저기 밑에 들어가길래 이제 조금 쉬러 들어가는구나 싶었거든. 근데 오늘 낮에 담배 피우러 다시 나오니까 배가 홀쭉해져 있더라! 어..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