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gether Cats

'길고양이'가 "동네고양이"로 공존하기까지.

고양이와 나 2

무서워 하던 내가, 고양이에게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

그 일이 있고 나서, 당분간 나는 고양이를 본 적이 없다. 아니, 봤어도 못 본 척하며 일부러 다른 길로 갔다. 더 이상 고양이를 무서운 존재로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외할아버지 댁에서 살던 고양이들처럼, 햇볕을 내리쬐며 따뜻함을 보유한 고양이로 기억하고 싶었다. 몇 년이 지나, 내가 다니던 독서실 건물 1층에 위치한 약국 앞에서 고양이가 밥을 먹고 있었다. 무려 4년을 넘게 다녔던 독서실인데... 고양이가 있었다니... 4년 동안 이 근방에서 고양이를 본 적이 없어서 충격이 꽤나 컸다... 약국 문 앞에서 밥을 먹고 있던 녀석은. 배달 오시는 기사님, 약 사러 오시는 손님들은 무시하지만 자기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내가 꽤나 신경이 쓰였나 보다. 몇 번이고 나를 째려보더니, 묵묵히 밥을 먹었다. 밥 먹는 ..

고양이와 나 2020.10.30

사실, 나는 고양이가 무서웠다.

어렸을 때에는 동물이라면 그저 좋아했다. 외할아버지 댁에 놀러 가면, 집을 지켜주던 대형견들. 다락방에서 쥐를 잡느라 우다다하는 고양이들. 그리고 뒷간 옆에서 여물을 먹고 있던 소들. 이처럼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서 동물들과 함께여서 그랬는지, 어렸을 때에는 동물들이 그저 좋았다. 아, 물론 어린 나보다 덩치가 컸던 대형견들과 소는 무서웠다. 대형견들이 무서워서 대문 밖을 못 나가거나, 큰 눈과 혀를 가진 소가 무서워서 화장실을 참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무섭다고 해서 동물들이 싫은 건 아니었고 그냥 좋았다. 지금은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서 연세가 드셔서 대구에 있는 병원에 자주 오시는데, 그럴 때마다 밥은 누가 챙겨주냐며 밥을 꾸준히 챙겨주실 수 있는 분들께 입양을 보내셨다. 참고로, 마당냥이로 키워..

고양이와 나 20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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