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일이 있고 나서, 당분간 나는 고양이를 본 적이 없다. 아니, 봤어도 못 본 척하며 일부러 다른 길로 갔다. 더 이상 고양이를 무서운 존재로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외할아버지 댁에서 살던 고양이들처럼, 햇볕을 내리쬐며 따뜻함을 보유한 고양이로 기억하고 싶었다. 몇 년이 지나, 내가 다니던 독서실 건물 1층에 위치한 약국 앞에서 고양이가 밥을 먹고 있었다. 무려 4년을 넘게 다녔던 독서실인데... 고양이가 있었다니... 4년 동안 이 근방에서 고양이를 본 적이 없어서 충격이 꽤나 컸다... 약국 문 앞에서 밥을 먹고 있던 녀석은. 배달 오시는 기사님, 약 사러 오시는 손님들은 무시하지만 자기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내가 꽤나 신경이 쓰였나 보다. 몇 번이고 나를 째려보더니, 묵묵히 밥을 먹었다. 밥 먹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