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gether Cats

'길고양이'가 "동네고양이"로 공존하기까지.

다섯 마리 아기 고양이들

[2편] 아기 고양이의 잘린 뒷다리가 발견되었어요.

하기_하루를 기록하다 2020. 10. 26. 15:16

아기 고양이의 잘린 뒷다리를 발견하고 사진으로나마 기록해주신 고등학생분,

그리고 이 사건을 제보해주신 동네 활동가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기 고양이의 잘린 뒷다리

아기 고양이의 잘린 뒷다리는 2020년 9월 30일 햇볕이 따뜻하게 내리쬐던 오후 2시 51분에 발견되었다.

 동네 활동가분(이하 활동가분)과 동네 베테랑 집사님(이하 베테랑 집사님)과의 단톡 방에 활동가분께서 잘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직 핏기가 살짝 있는 아기 고양이의 잘린 뒷다리를 찍어서 올려주셨다. 아르바이트로 인해 가게에 있어야 했던 저는, 바로 현장에 갈 수 없었고 활동가분에게 상황을 단톡 방으로 전해 들었다. 잘린 뒷다리가 발견된 장소는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자전거 보관함으로 나무와 나무의 2세대 아기들이 사는 곳이다. 최초 발견자이신 고등학생분(이하 최초 발견자)께서는 나무와 나무 아기들에게 밥을 주러 자전거 보관함으로 들어가면서 모르고 잘린 발을 밟으셨고 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들었다. 몇 분 지나, 최초 발견자께서는 잘린 뒷다리를 사진으로 기록해두셨고 밥을 주러 오시는 분 또는 길을 지나가시는 분들이 놀라실까 봐 잘린 다리를 처리해주셨다고 했다.

 2020년 9월 30일 수요일 오후 2시 55분. 활동가분께서는 놀란 마음을 진정시킨 다음, 나무의 아기들을 확인해보셨다. 나무의 아기들 7마리 중에 한 마리가 없어졌다고 하셨고 사라진 아기는 제일 작고 몸이 가벼웠던 고등어 태비인 아기로 추정된다.

 우리 동네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사건의 진실은 모른다.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늦은 저녁에 방문했을 때에 사건 장소에서 만난 동네 어르신들 중 한 분께서 "오늘 오후에 새끼의 잘린 다리 찍은 사진을 나한테 막 보여주던데. 그런 일이 있었으면 빨리 버리든가 해야지. 사진을 보여주면서 뭐 어떻게 하라는 건지"라는 말씀에 '아, 이 아기들이 사랑까지가 아니라 밖에 사는 길고양이까지의 관심만 받고 있었지, 그 이하였음 이하지. 그 이상은 아니었구나. 하긴, 이 아이들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시는데 뭘 더 바라는 것도 이상하다'하는 생각을 되뇌었다. 말문이 막히고 해야 할 말을 속으로만 담아두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말할 걸. 괜히 고양이들에게 피해 가지 않을까. 참았는데. 뭐하러 참았는지. 지금도 그 동네 어르신은 살아남은 아기 고양이들을 보시러 가끔 오신다. 그냥 거기까지이신가 보다.

 동네 어르신의 말을 듣고도 한 마디도 못한 나는, 집으로 돌아가 살아남은 6마리의 아기 고양이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한참을 고민했다. 이를 어찌해야 하나. 당시, 최초 발견자분의 연락처가 없어서 사건을 자세히 전해 듣지도 못했고. 후에 교환해서 사건에 대해 전해 들었지만, 들었다 한들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났고.

 

이 날 이후부터 지금까지, 잘린 뒷다리의 몸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틀 뒤 또다시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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